1.
BEEF를 보고.
단순히 미국으로 건너간 동양인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꽤 오래 남는 시리즈라 적어본다.
모두들 마음속엔 컴플렉스나 어떠한 걱정거리는 안고 살지만 상대방에게 티내려하진 않는다. 자존심이라는 둘레를 치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에게 일련의 사건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보게 하고 또 다른 영향을 끼치며 결국엔 파멸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끝났다면 그럴줄 알았어 라고 하겠지만 이들에게는 결국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게 바로 시리즈를 통해 말하려는 바가 아니었나 생각해봤다.
절대로 마음먹은대로 흘러가지 않는게 바로 인생이고 치열한 삶인것을,, 그것을 또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기도 하다. 마주오는 세찬 비를 흠뻑 맞게 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따갑도록 따뜻한 햇빛이 우리 삶을 비추는 날도 있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다른 매력은 바로 엔딩크레딧이 오를때 나오는 총 10곡의 삽입곡들이다. 극의 여운을 최대한 느낄수 있게 한 노래들이 흐르는데, 그래서 결국엔 10화의 엔딩크레딧을 다 보았다(나는 웬만하면 엔딩크레딧은 다 보긴 한다).
2.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고.
오랫동안 그려온 상대를 만나러 나온 순간, 저 멀리서 다가오는 그(또는 그녀)가 또렷해져 보이는 순간.
이 순간에 대한 영화이다.
극중 주인공들은 초등학교 때 헤어지고 12년만에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만나지 못하고 결국엔 12년이 더 흘러서야 각자의 삶을 뒤에 둔 채로 만나게 된다. 서로 마주서 있는게 믿기지 않았고 낯설지만 익숙한 인연과 보낸 꿈같은 며칠을 보낸 후. 그녀는 울음을 토해낸다. 분명 아쉬움의 눈물인데, 아쉬운 느낌의 감정은 아니다. 아쉬우면서도 기쁜 그런 눈물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지금의 삶을 있게 해준 그 옛날의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본다(이성과 동성을 아울러서). 물론 나처럼 잘 지내고들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