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2

 | essay
2022. 1. 7. 01:37

이 집으로 이사온 날 새벽에도 눈이 떠졌었다. 낯선 잠자리와 집 밖에서 고양이들의 싸우는 소리가 뒤섞인 약간은 불쾌한 잠의 중단.  가구도 없이 TV만 달랑 놓여진 낯선 거실에 홀로 앉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이사를 느꼈던게 생각이 난다.
다음 이사를 앞두고 있다. 정확히 4년만의 이사다. 전세를 살며 어쩔수없는 상황인 줄 알면서도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다 ㅡ 그렇다고 믿어야 마음이 편하다 ㅡ

이 집을 소개받은 여러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온다. 오는 사람들도 다양하다. 신혼부부, 남매, 자매, 모녀 등등. 다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겠지.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사실 이사를 결심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3층의 소음과 생각보다 높이 올라간 앞 빌라 때문인 것 말고도, 우리가 이 지역에 의존하는 것이 생각보다 없었다. 게다가 이 동네는 인구밀도가 너무 과했다. 어딜가도 사람이 있고, 아이들도 미친듯이 많다.
지금이야 아이를 갖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만 이 동네에서는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우리는 서울과는 가깝지만 먼 새로운 집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이야 감수할 각오를 했고, 어떻게 새 집을 꾸미고 살아 나갈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ㅡ 그것이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ㅡ

빨리 짐을 정리해 이사를 가고, 이사 하루전 맡겨놓은 만루를 약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찾으러가는 그 순간을 느끼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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