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기능사 자격증 취득!
운전면허 이후로 첫 자격증을 따냈다.
영사실 근무 27개월, 각종 영화제 경력 7년 +알파.
이런 커리어에 정점을 찍는 영사기능사 자격증을 따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군대가기전 2007년 우연히 필기시험에 합격해 실기준비를 했으나
전주-서울이라는 지리적 불리함과 자금조달의 문제로 충분한 실기시험 준비를 하지못해
실기시험에서 낙방했었다.
충분한 실기준비를 하지 못했다는것엔 약간의 변명도 들어있는데,
당시 서울에있는 여러 극장을 다니는 것이 재미있어서,
강습으로 뺀 휴무날에 서울에 있는 특색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보내곤 했었다.
아무튼 그때는 마포에 있는 한국 산업인력공단 상설 시험장에서 시험을 쳤었다.
정말 어두컴컴한 곳에서 오래된 도키와 영사기로 시험을 진행했는데,
나조차도 자신이 없었던 듯 싶다.
그래도 시험 상영이 끝난 뒤, 스플라이서로 필름을 잇는 부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한 뒤
떨어질걸 확신했었지.
그리고 두번째 도전은 군대를 다녀 온 후 2010년 이었다.
이미 영사실엔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었고, 2011년 부터 필름, 디지털 두가지 모두 시험과목에 포함되어,
필름만으로 치르는 마지막 시험이라, 웬지 합격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시험상영이 시작되고도 나의 앰프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안났고,
소리체크하라는 감독관의 지적이 이어졌다.
사운드 리더에 이상있는 걸 발견하고 조치를 취했을 때는 이미 필름의 절반이 지나간 상태.
결과는 역시 낙방.
그 당시 시험장소는 남양주 종합촬영소의 외주업체 전용 건물이었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시간 넘게 가야 있는 먼 그곳에서 돌아오면서 기분이 참 착잡했었지.
여길 또 와야 하나 이런생각이 머리를 스쳤었다.
그 뒤로 나는 서울로 왔고, 영화제를 계속 하면서 영사기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왔다.
아는 기사님들이 많아지고, 방문하는 극장도 많아졌다.
2013년 세 번째 필기시험.
시간이 많이 흘렀고, 시험 동향이 너무 많이 바뀌었는데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
필기시험 낙방.
그리고 2014년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필기를 가볍게 합격하고,
실기준비에 들어갔다.
필름 부분은 극장일할 때 밥먹듯이 만지던 크리스티영사기,
디지털 부분은 영화제할 때 많이 이용했던, 바코프로젝터, 도레미서버 조합이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세계도 많았고, 이 부분이 약간 걱정스러웠으나, 이번에 떨어지면 인연을 끊겠다 마음을 먹어서인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 시험 본 장소는 남양주 종합촬영소 영상관이었다.
세번 실기시험 친 장소가 다 다르다니.
이번에도 안됐으면 나도 참 착잡했겠지.
발표가 난 뒤, 아는 기사님들로부터 축하도 받고, 오랜만에 연락도 돌리면서 다시금 인사를 드렸다.
당장 극장에서 영화를 트는 일을 할 건 아니지만(앞으로도 그럴거라지만, 보장은 없는)
자격증으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알아보려고 한다.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나만 할 수 있는 일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어쨌든 기사라는 자격을 얻었으면 그에 걸맞는 지식을 가져야 할거다.
뒤쳐지지 않도록, 나태해지지 않도록 해야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