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있는 현재의 법은 과연 누구를 위한 장치인가.
허무하게 딸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ㅡ(라고 하기엔 한없이 무겁고 슬프고 화난다.)
무참히 능욕당한채 살해된 딸을 마주한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할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사회는 범인을 보호해야한다. 범인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감형되고 보호된다.
복수를 울부짖는 아버지와 그를 쫒는 경찰,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도 피의자를 보호해야만 하는 딜레마.
지금껏 읽은 어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보다 현실적이며, 읽는 사람마저 힘들게 하는 생생하고도 끔찍한 묘사들,
과연 스크린에 옮겨졌을때 어떻게 비춰질지가 의문스러울 정도다ㅡ일본판 방황하는 칼날은 그런면에서도 망작이란 소리를 들었다.
복수할거라는 편지를 남기고 잠적한 나가미네를 쫒는 형사들의 캐릭터들이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본다면 가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법의 이중적인 성격앞에 우왕좌왕하면서도 결국 정의를 찾는 모습은 약간의 감동도 선사한다.
방황하는 칼날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이 된 이유는,
현실에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미성년 범죄와 나이어린 흉악범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어찌보면 이상한 구조속에 피해자만 고통속에 살아가야 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물론 애초에 그 나이어린 청소년들이 범죄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도록 한 사회의 잘못이 크긴 하지만,
가장 큰 잘못은 그 개인에게 있는 것은 당연한것 아닌가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