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버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시간들. 그 시간들마저 버린 지금이다.
이곳이 버려져 있는 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저 살아갈 뿐이다. 오해는 마시길, 나는 아주 오랫동안 살아가고 싶으며 현재 행복한 삶을 영위중이다.
어떠한 공간을 좋아하고 선호 한다는 것은 어쩌면 익숙해짐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본다면 티스토리는 익숙해지기 전에 낯설어져 결국엔 버려진 곳이 되었다고 해야할까.
정말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예전의 내가 지금과 비슷한 고민을 해가며 타이핑한 글들을 보게 됐다. 더 오래전에 쓴 글을 읽었을 때의 못견딤이 아닌 흐뭇하게 읽어가는 나를 느끼면서 이 글을 적는다.
참으로 많은 시간들이 사라져 간다. 모두를 기억하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두를 흘려보내는 것은 내 삶에 대한 무책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기장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정말 행복하고 아무일도 없이 살아왔을땐 그저 하루하루 보내는 낙으로 살았다. 하지만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매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순간들 중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기록하고 나중에 또 추억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한동안 잊고 살았다.
어느 순간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오래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개설한 이 버려진 공간에 다시 와서 글을 남기고 있다. 조금은 정을 다시 붙여보려한다. 나의 즐겁거나 슬프거나 흐뭇한 심정으로 나중에 다시한번 들여다 볼 만한 글들을 이곳에 남기고 싶다. 그러려면 매 순간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해야겠지.
2019년 3월 16일